아름다운 출산을 위하여
- 세계 최고의 제왕절개분만의 실태와 문제점 -
박 경 귀
(한국정책평가연구원장, 행정학 박사)
생명의 탄생엔 진통이 뒤따라
생명의 탄생은 신비롭다. 남녀의 사랑의 결실은 새로운 아기를 갖게 해준다. 아기는 단순한 생명체가 아니다. 엄마와 아빠의 유전자 특질을 고스란히 이어받는 것은 물론 태아로써 엄마의 자궁 속에서 머무는 동안에도 끊임없이 엄마의 생각과 느낌을 동시적으로 교감하는 미완의 인격체이다.
핏줄은 못 속인다는 말이 있듯이 주변의 누구를 둘러보아도 부모자식간에 오밀조밀 닮는 모습을 보면 정말 얼마나 신기한가. 아기는 말 그대로 부모의 분신이다. 출산은 바로 이러한 신비로운 새 생명을 맞는 축제이다. 산모나 태아 모두 오랜 기다림과 설렘으로 분만을 기다리지만, 힘겨운 인생을 미리 준비하게 하려는 듯이 극심한 진통과 인내가 요구된다.
물론 산모와 가족에게 두렵고 보기에도 고통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누구나 덜 고통스럽고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생명의 탄생을 맞이하길 원한다. 이를 위해 여러 가지 분만법이 고안되고 실시된다. 어떤 분만법이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라고 확언할 수는 없다. 산모나 태아의 상황에 따라 가장 적절한 분만법이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부끄러운 세계 최고의 제왕절개 분만율
그렇다해도 우리나라의 요즘의 출산문화는 분명히 왜곡되어 있다. 출산의 99%가 병원분만으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은 의료혜택의 확대와 경제적 여건의 향상으로 여건이 되는데다가, 산모와 태아의 안전을 위해서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치자. 하지만 자연분만이 아닌 제왕절개 분만율이 무려 43%로 세계 최고수준이라는 국민의료보험관리공단의 발표는 가히 충격적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제왕절개 분만율은 10%가 적정하다고 권고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무려 4배 이상 높은 수치이다. 발표 통계에 의하면, ‘98년도의 경우 일본은 15% 영국은 16%, 미국은 20%이다. 선진국 중에서도 제왕절개분만이 높은 미국보다 2배가 많고, 유사한 신체적 특성을 가진 일본보다도 3배에 가까운 수치이다.
벽과 자궁벽의 일부를 수술로 째서 만든 산도(産道)를 통하여 태아를 손으로 꺼내 분만하는 비정상적인(자연분만을 정상적인 것으로 볼 때) 수술분만이다. 제왕절개수술은 의학적으로 문제가 있는 산모와 태아의 건강을 유지하면서 출산하도록 하는 유용한 분만법이다. 다시 말해 제왕절개 수술은 절박한 응급상황이거나 수술을 하지 않을 경우 산모나 태아에게 중대한 위험이 예측될 때 시행되는 대수술이다.
그렇다면 제왕절개 분만율 1위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의학적으로 보면, 비정상적인 신체구조나 위급한 상황을 지닌 산모와 태아가 세계에서 제일 많다는 뜻인가? 경제적으로 보면, 높은 의료수가를 감당할 만큼 경제적 여건이 가장 좋다는 뜻인가? 심리적으로 보면, 산모의 산통을 이겨내는 인내력이 가장 약하다는 뜻인가? 분명 그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제왕절개 수술을 남용하는 기형적인 출산비율에 숨은 뜻을 찾아내 보자.
제왕절개분만은 언제 필요한가?
제왕절개수술은 그 진위를 확인할 수는 없으나, 기원전 로마의 실질적인 황제가 된 집정관 쥴리어스 시이저가 때어날 때 최초로 어머니의 배를 갈라 출산을 하였다하여 그의 이름을 따 “Cesarean section”(시저어리언 섹션)으로 명명되고 우리나라에서는 이를 “제왕절개수술(帝王切開手術)”로 번역하여 알려지게 되었다. 어쨌든 제왕절개수술의 기원이 오래되었다는 것만은 틀림없다. 제왕절개는 정상적인 자연분만으로는 태아와 모체의 안전을 확신할 수 없을 때 시행되는 인공분만법이다.
따라서 제왕절개의 1차적 목적은 산모와 태아의 안전에 있다. 즉 정상적인 질식분만을 할 경우 산모 또는 태아의 건강이 심각히 우려될 때에 시술하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제왕절개는 우선적 선택이 아니라 자연분만을 시도하다가 안될 경우 신중하게 선택해야 하는 최후의 보루여야 하는 것이다. 전문의사들이 의학적 견지에서 공통적으로 들고 있는 부득이 제왕절개를 선택해야 하는 경우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 이하 첨부 파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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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3-04-15 | view : 336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