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방자치단체의 조직 및 기능 재정립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고 있다. KIPE는 현재 청주시의 조직진단 및 재설계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으며, 참조 기사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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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한·인력 부족한 구청조직 개편해야
[내일신문 2006-07-28 17:27]
대도시, 시-구-동 기능 재정립 요구
공무원 중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집단으로 누구나 민원부서를 꼽는다. 50만 이상 대도시의 경우에는 민원부서가 몰려있는 구청이 단연 1순위다.
행정조직 개편으로 동사무소에 있던 민원업무까지 구청으로 몰리면서 이제 구청은 지방 공무원들의 기피 근무부서가 됐다. 하루 종일 민원인들과 크고 작은 갈등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공무원들이 겪는 고충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구청은 단순 집행부서라 정책과 집행을 같이 하는 시청과는 다르다. 일은 많은데 권한은 없다. 시청-구청-동사무소로 이어지는 3자의 역할을 다시금 재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일선 민원부서인 구청을 혁신해야 지방자치단체 혁신도 기대할 수 있다. 민선4기 출범과 함께 구청을 바로 세울 수 있는 대안을 찾아보고자 한다.
인구 50만 명 이상 대도시 행정구청은 시의 민원업무를 넘겨받아 처리하고 있다. 하지만 인력과 에산 부족으로 민원을 처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구나 일선 동사무소 조직과 기능이 대폭 축소되면서 동의 민원업무마저 구로 넘어왔다. 이런 현상은 민원을 해결해야 할 시민의 입장에서도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대부분 민원업무 구에서=행정구청이 하는 민원업무는 일반 자치단체와 전혀 다르지 않다. 세금 부과와 징수 업무는 모두 구청에서 한다.
호적업무와 민방위 업무, 지적 업무도 구청 일이다. 교통지도·단속, 노래방 단속, 거리간판 단속 등도 있다. 기초생활보장관리 등 각종 복지업무도 시에서 구청으로 이관된 업무다.
과거 시에서 맡고 있던 대부분 민원업무를 구청에서 넘겨받은 것이다. 행정자치부가 내년부터 시행하려고 하는 주민생활지원체계 개편 역시 동의 기능을 구로 집중시켜, 결국 구청의 업무를 증가시키는 일이다.
하지만 2000㎡ 이하의 소규모 건축물 등에 대한 인허가권, 소규모 민원사업에 대한 사업집행 권한 등 극히 일부분을 제외한 대부분 권한은 여전히 시에 남아있다.
예산권도 전혀 없다. 소규모 사업에 대한 예산 말고는 모두 시에서 세운 예산을 단순 집행할 뿐이다. 6급 이하 직원들에 대한 보직 이동권만을 가지고 있을 뿐 승진 등 인사 권한 역시 없다.
결국 어떤 문제가 생겨도 권한이 없기 때문에 이를 해결할 방법을 모색하기도 힘들다. 한마디로 ‘책임은 크지만 권한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시스템, 지역마다 제각각= 30만명 이상이면 구청장 아래 8개의 과를 둘 수 있다. 30만명이 되지 않으면 7개 과를 둔다. 청주시 흥덕구 인구는 이미 지난 96년 12월 30만명을 넘었다.
흥덕구는 95년 1월 개청할 당시에는 13개 과로 출발했지만 98년 구조조정 과정에서 7개 과로 줄었다. 이후 10여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과를 늘리지 못하고 있다. 인구 증가와 함께 민원 업무는 급속히 증가했지만 직원 몇 명 늘리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이정숙 흥덕구청장은 “대부분 민원업무가 시에서 구로 이관돼 있기 때문에 구청 인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라며 “시 공무원의 인원배치를 새롭게 구상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위상 때문에 구청제를 선택하지 않은 곳도 있다. 경남 창원시는 인구 50만 명이 넘었지만 처음부터 구청을 설치하지 않은 경우다. 대신 24개 동을 12개로 통합한 ‘대동제’로 운영하고 있다.
처음 구상은 동장을 4급으로 하고 그 아래 5급 2자리를 만드는 것. 이를 통해 시의 민원업무를 넘겨받아 시민들과 밀접한 행정을 펼치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런 시도는 98년 구조조정과 함께 인력배치에 실패하면서 애매한 상황에 처해있다.
창원시가 요즘 큰 고민에 빠졌다. 창원시의 최대 과제는 특례시 지정. 특례시로 지정될 경우 광역단체가 가지고 있는 각종 인허가 업무 등을 위임받아 자체로 처리할 수 있다.
인구수(50만명 이상)와 2·3차 산업인구 비율(90% 이상) 등이 구비조건이다. 창원시는 이 조건 모두에 해당된다. 다만 구청제가 있어야 한다는 단 하나의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특례시 지정에서 소외돼 있다.
경남도 관계자는 “당시의 행정적 여건을 감안하지 않고 구청이 없다는 것만을 이유로 특례시 지정에서 제외시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당시 왜 구청제를 시행하지 않았나 후회만 남아있다”고 말했다.
충남 천안시는 지난해 인구 50만 명을 넘기면서 구청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구청을 설치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확신이 없는 상태여서 행정구가 설치돼 있는 다른 지자체를 다니면서 사례를 모아 검토하는 단계다.
◆행정효율 위해 구청 기능 강화해야
= 행정구 제도에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 시-구-동 사이의 관계를 다시 정립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정책평가연구원의 이준호 책임연구원은 “현재의 행정구청은 시와 동사무소 사이에 애매하게 끼여 있는 상황”이라며 “구청의 지위를 제대로 정립하기 위해서는 시가 가지고 있는 권한 일부를 과감하게 구청으로 넘길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시는 정책수립이 주요 업무이기 때문에 최소 인력으로 유지하고, 업무 과중에 시달리고 있는 구청에 인력을 대거 내려 보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시에서 전체 공무원의 절반에 가까운 인원을 가지고 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
경기도 고양시 안영일 덕양구청장은 “구청에는 예산과 인사 등의 권한이 없어 정책적 결정을 할 수 없는데도 주민들은 한 곳에서 모든 민원을 처리하고 싶어한다”며 “도시 전체를 보고 판단해야 하는 대규모 사업을 제외한 주민밀착형 사업은 가능한 구청에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김신일 선상원 김성배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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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6-08-13 | view : 353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