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귀 원장의 인터뷰와 함께 보도된 "공기업 클린카드제"에 관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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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공기업 클린카드제
[매경이코노미 2005-02-22 19:08]
정부의 투명경영 의지가 추운 겨울날씨만큼이나 매섭다. 국세청이 최근 접대비 한도를 강화하기 위한 기업 제재를 강화하는 등 기업의 무분별한 법인카드 사용을 막고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개혁의 무풍지대’로 불리던 공기업들마저 너도나도 투 명경영에 강한 의지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정부의 강력한 개혁 의지에다 사회 분위기까지 가세해 공기업이 솔선수범에 나선 것.
이 중 특히 주목되는 제도가 ‘클린카드’다. 직원들이 함부로 법인카드를 사 용하지 못하게 하는 게 핵심. 결제가 원천적으로 금지된 곳에서 클린카드로 결 제하면 카드를 승인할 때 ‘거래제한 업종’이라는 메시지가 뜬다.
제한업종에 는 단란주점, 유흥업소와 안마시술소 등 대인서비스업은 물론 당구장, 골프연 습장 등 문화 스포츠업종도 포함돼있다. 한마디로 법인카드로 비업무적(?)인 업소를 드나들기 힘들어진 셈이다.
이 제도는 부패방지위원회에서 ‘공기업분야 제도개선 추진방안’ 일환으로 내 놓은 것. 공기업들의 섭외성 경비 집행을 투명하게 하는 게 가장 큰 목표다. 부패방지위원회 관계자는 “이 제도로 인해 공기업 투명성이 한층 강화돼 기업 들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 전했다.
정보통신연구진흥원, 한국전산원 등 정통부 산하기관은 제도 도입 이전인 지난 해 11월부터 이미 클린카드를 사용해왔다.
국내 최대 공기업인 한국전력이 특 히 클린카드 확산에 앞장섰다. 비위직원에 대한 ‘옐로카드제’,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윤리후견인제’와 함께 3대 투명경영제도로 개념을 정립 하면서 기대치가 더욱 커졌다.
정은호 한국전력 홍보팀장은 “제도 시행 후 한 달이 지난 지금 일명 ‘2차’가 윤락 문화에서 노래방 중심 문화로 바뀌는 추 세”라면서 “당장 뚜렷한 수치로 효과가 나타나는 건 아니지만 다들 몸을 사리는 분위기는 확실하다”고 얘기했다.
■“직원들 호응도가 중요”■
도로공사 역시 최근 클린카드제를 도입했다. 특히 도로공사에선 이 카드를 사 용할 때마다 0.2%씩 장애우 단체 기금으로 적립해 일석이조 효과를 노리고 있 다. 이 같은 추세는 전 공기업으로 퍼지는 분위기다.
사실 그 동안 공기업 법인카드는 그야말로 무분별하게 사용돼왔다. 최근 열린 우리당 강성종 의원은 지난해 초부터 9월까지 정통부 5개 산하기관 법인카드 사용액이 100억원에 달하고 이중 30억원(정통부 조사내용은 8100만원)이 개인 용도나 규정을 위반해 사용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만하면 다른 공기업들 상황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렇다면 클린카드 효과에 대한 공기업 직원들 입장은 어떨까. 한국전력에 다 니는 정모씨는 클린카드를 그리 대단하게 보지 않는다.
“클린카드, 별 거 없어요. 공기업 자체가 법인카드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어 그 동안 남용 사례가 많았죠. 최근 10년 동안 사실 법인카드 사용액수와 장소 를 조절하라는 공문도 많이 왔어요. 하지만 잘 지켜지지 않자 마지막 대안으로 이 제도가 생긴 겁니다. 그런데 아직까진 홍보용이 될거란 인식이 대부분인 것 같아요.”
아직 클린카드를 도입하지 않은 공사 관계자도 “편법결제 같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도입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면서 “실제로 강남 유흥업소 중에 선 일반음식점으로 결제하는 곳이 많아 맘만 먹으면 얼마든지 법망을 피할 수 있다”고 했다.
사실 오랜 관행을 하루아침에 바꾸기는 어렵다. 시행 초기다 보니 아직 눈에 띄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도 아니다. 결국 앞으로 클린카드제가 효과를 거두기 위해선 정부의지뿐만 아니라 직원들 스스로도 자숙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많다.
박 경 귀 한국정책평가연구원 원장은 “클린카드제는 공기업 혁신의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직원들이 기관장 의지를 따라 제도 본질을 살려야겠고 또한 앞으로 소규모 공기업에까지 확산돼야만 비로소 눈에 띄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 전망했다.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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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5-02-28 | view : 327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