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리서치팝 대표 박경귀씨...[사람들]
“우리가 빈한하다고 여기고 있는 방글라데시 국민들이 전세계에서 가장 행복하다고 느끼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지 않습니까. 충족되면 될수록 더 결핍감을 갖는 것이 현대인들의 삶이지요.
행복은 욕심을 덜어낼 때 커집니다. 수분(守分·분수를 지키고 본분을 다함)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지난 7월 초, 인천일보 창간 16주년을 맞아 인천·경기지역 주민 1천여명을 대상으로 ‘행복도’를 조사했던 리서치 팝의 박경귀 대표(45)는 사람들의 행복을 좌우하는 요소가 무엇인지 짚어보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경기·인천지역 사람들의 행복지수는 100점 만점에 각각 68.06, 68.57. 행복이라는 감정을 수치화한다는 것이 불합리해보이긴 하지만, 최소한 사람들이 느끼는 주관적인 행복의 정도는 가늠해볼 수 있다.
“개인의 행복을 결정짓는 요건이 무엇이고, 그 것을 어떻게 항목화하는가 하는 점이 과제였죠. 개인 행복도에 관한 리서치는 국내에서는 거의 없었기 때문입니다.
로스웰, 매슬로우 등 심리학자들의 연구를 뼈대로 우리 현실에 맞는 항목을 가미해 31개 문항을 도출해낼 수 있었습니다.”
박 대표는 행복의 제1조건으로 사람들이 화목한 가정과 부부애를 꼽은 점에 주목했다. 경제난과 생활고 속에서도 가족이 큰 버팀목이 되고 있다는 반증이었다.
반면 살고 있는 지역의 여건이나, 돈·권력 등에 대한 만족도는 낮았다. 나이가 들수록 행복감도 낮아졌다. 행복이 개인의 마음먹기 뿐 아니라 사회적 요건에 좌우된다는 의미다.
“국가 및 사회도 국민의 행복도에 관심을 가질 때입니다. 최근의 연쇄살인사건도 개인적 불행에 사회에 대한 적대감이 겹치면서 일어난 사건 아닙니까.
노령화사회를 눈앞에 두고 있는데, 나이가 들수록 사람들은 불행하다고 느낍니다. 개인 불행을 사회에서 막아주는 안전장치의 필요성을 보여준 예입니다.”
박 대표는 앞으로 매년 사람들의 행복도를 조사해 그 변화추이를 자료집으로 낼 계획이다. 그 시대 트랜드를 보여주는 기록물로서 뿐 아니라 정책입안자 및 집행자들의 귀한 참고자료가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손미경 기자 mimi@incheontimes.com
2004년 7월 23일자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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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4-08-11 | view : 315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