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04-06-17 | view : 3776 Total 39 Articles | Viewing page : 1/3
name 이행숙 e-mail
 
subject 평등결혼합시다
양성평등연구센터장 이행숙 박사


** 평등부부가 됩시다**


1994년 유엔이 정한 ‘세계가정의 해’를 계기로 여성신문사에서는 ‘평등부부상’을 기획 ․ 제정하였다. “부부가 각자의 자아를 존중해 주고, 배우자의 자아실천을 위해 적극적인 도움을 주도록 한다.”는 취지를 담고 시작한 ‘평등부부상’은 각계 각층의 다양한 평등부부를 발굴하여 우리사회에 양성평등한 문화를 만들어 가는데 좋은 역할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지금까지 일곱 번째까지 실시된 ‘평등부부상’의 대상은 벌써 150여 쌍이 훨씬 넘어섰다. ‘평등부부상의 대표적인 인물로는 영화평론가 변재란부부, ’반쪽이‘라는 만화를 쓴 최정현씨 부부이며 이밖에도 평등부부를 선언하고 나선 평범한 커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렇게 끊임없이 전개되는 남녀평등운동의 영향으로 많은 남성들이 여성을 존중하고 사회와 가정의 참다운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평등가정확산‘이 실천되고 있다. 이에 발맞추어 한국여성민우회, 여성의 전화연합, 서울YWCA, 대한주부클럽연합회 등의 각 여성단체들은 ’평등부부‘의 실천을 위해 부부로서 첫걸음을 내딛는 결혼식부터 ’평등결혼식‘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혼식이란 정말 가까운 사람들이 모여서 새롭게 시작하는 커플을 축하하기 위해 웃고 즐기는 축제가 되어야 하는데 현대의 결혼식은 대부분 비용, 시간, 관습 등에 의해 ‘남의잔치’가 되고 마는 형식적인 관례가 되어버렸다.

 이에 비해 ‘평등결혼식’은 서로가 동등한 위치에서 사랑의 결실을 맺는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일반 결혼식과는 비교가 될 수 있다. 실제로 한 결혼정보회사에서 미혼남녀 271명을 대상으로 ‘어떤 결혼식을 희망하는가’라는 설문에 13.7%의 응답자가 “평등결혼식을 올리고 싶다”라고 응답하고 있어 아직은 일반화되기에는 이른감이 있지만 그나마 여러사람의 노력이 작은 열매를 맺는 것 같아 한결 가벼운 마음이 든다.


* 평등한 ‘가족문화 확산’은 ‘평등결혼식’에서부터.....


‘평등결혼식’의 진행이나 내용에 관해서는 이미 각 여성관련기관에서 나름대로 롤 모델을 제시하고 있고 실제로 다양한 변화를 이룬 ‘평등결혼식’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평등결혼식’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여성도 남성처럼 당당한 결혼식의 주체가 될 수 있어야 한다. 제일 먼저 신랑신부의 입장에서부터 달라져야 할 것이다. 

신랑은 하객들 사이를 당당히 혼자 입장하는 반면, 신부는 아버지의 손을 잡고 입장해야 하는 절차부터 여성과 남성을 차별하는 행위이다. 이런 관습은 여성은 결혼 전에는 부모님의 보호 속에 있어야 하고, 결혼하는 순간부터는 남편의 보호로 연계된다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어 여성을 독립된 주체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신랑신부가 나란히 식장 앞으로 입장하거나 양가 부모님이 신랑신부와 함께 입장하는 방법도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어짜피 결혼이란 신랑신부 두사람의 만남만이 아닌 두 집안의 결합이니만큼 처음부터 한가족으로서 따뜻한 모습을 만천하에 알리는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둘째, 주례사의 문제이다. 과거 대부분 주례사의 내용은 “아내는 남편에게 순종하고 남편은 아내를 사랑하면서....”등으로 시작되었다. 이런 주례의 내용은 부부가 공동의 의무와 권리를 가지고 서로 사랑하기 보다는 남성과 여성의 지위를 계층화하기에 충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왜 아내와 남편은 서로 사랑하고 서로 존중하고 서로 순종하라고 못하는 것일까?

이런 주례사보다는 차라리 부부가 주례사를 생략하고 앞으로 살아가면서 지켜야 할 언약이나 선언문을 작성해 하객 앞에 낭독하게 한다면, 요즈음 너무도 쉽게 ‘이혼’을 선택하는 많은 남녀의 커플들이 조금 더 자신들의 결혼생활에 대하여 책임감을 느끼지 않을까싶다. 

굳이 주례사를 해야 한다면 남녀가 보호자와 보호받는 자의 개념을 탈피하여 서로 평등한 존재를 원칙으로 해야만 할 것이다. 최근 여성주례나 남녀 공동의 주례를 하는 모습을 가끔 보곤 하는데 꼭 결혼식 순서에 주례를 넣어야 한다면 이런 방법도 ‘평등 결혼식’을 만드는 또 다른 방법이리라 생각된다.

셋째, 폐백의 문제이다. 결혼이 끝난 이후 신부의 가족들은 가족사진을 끝으로 식당으로 내려가 손님접대를 하는 것이 일반화 되어있는 반면, 신랑 쪽 부모님과 친지들은 폐백실에서 방금 부부가 된 신랑신부의 인사를 받는다. 

폐백은 원래 시댁어른을 잘 섬기며 시댁 식구들과 화목하게 지내겠다는 뜻으로 신부가 시댁에 처음 드리는 인사로서 의미 자체는 너무 바람직하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다만 결혼식날 어른들께 하는 인사를 여성만 해야 하는가의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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